더 골은 이런 책입니다

The Goal은 출판된지 상당히 오래된 경영학책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대학때 옆구리에 끼고 다니던 다른 경영서적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형식이 소설이고 심지어 만화로 각색된 버전도 있었다. 주인공이 아내와 다투는 내용도 나온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 '알렉스'는 한 대기업의 중요한 제조 공장의 공장장이다. 로봇을 도입해서 생산 효율성은 높지만, 적자를 계속 기록하고 있다. 본부장에게 3개월 안에 흑자를 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고민하게 된다. 그때 마침 대학 지도교수였던 '요나 교수'를 만나고 공장에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도입하게 된다.

책 속에서, 목표의 3가지 지표

'요나 교수님'은 알렉스에게 공장이, 회사가 진정으로 목표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알렉스는 답답함 속에서 계속 고민하다가 '돈을 버는 것'이 회사의 가장 최우선에 있는 목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요나 교수는 3가지 지표를 알려준다.

현금 창출률, 재고, 운영비가 그것이다. 결국 현금 창출률을 높이기 위해서 재고를 어떻게 줄이고 운영비를 어떻게 줄일지 계속 고민하는 과정이 목표를 이루는 길이라는 것을 책 속에서 계속 알려준다. 이 내용이 회사에서 진행한 북클럽의 주요 쟁점이었다. 우리 회사도 역시 돈을 버는 것이 목표다.그 과정에서 재고는 무엇이고, 운영비는 어떻게 측정할 건지 파악하는 것이 대화의 주를 이뤘다.

나는 인턴을 하고 있는 나 스스로를 '재고'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북클럽에 그 부분을 말했는데 모든 구성원이 당황 + 웃음의 반응을 보였다. 재고보다는 재고를 처리하는 과정의 운영비에 넣자고 얼추 결론지어졌다. 😆

책 속에서, 종속적 사건과 통계적 변동

알렉스가 3가지 지표를 계속 고민하는 과정에서 아들의 보이스카웃 캠핑을 이끄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이 에피소드에서 한 줄로 행군을 하게 되는데, 행군의 목표 지점에 도착하기 위해서 종속적인 요인과 통계적인 변동 요인이 무엇인지 알게된다.

도착 지점에 도착하기 위한 과정에 종속적인 사건은 행군의 선두가 앞으로 나아가야 그 다음 사람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행열의 마지막 사람이 골인 지점에 도착해야 목표의 도달로 처리될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 사람의 속도는 앞의 행열의 사람의 속도에 종속된다. 행군의 과정에서 사람마다 서로 다른 걸음 속도와 지형으로 인한 속도의 조절은 미처 파악하기 힘든 통계적 변동이라고 할 수 있다.

종속적인 사건이 프로젝트를 이어갈때 속도와 방향성을 조절하는 기준이라면 통계적 변동은 그 과정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한 요소라고 생각되었다.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 행열을 이끄는 선두의 속도에 따라 지체될 수도 있고,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책 속에서, 병목자원

팀 구성원이나 회사의 생산 요소 중에서 생산 능력이 수요와 같거나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자원을 병목자원이라고 한다. 병목자원의 속도를 수요에 맞추는 것을 요나 교수는 강조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병목자원의 생산력을 높이면서 병목자원의 문제를 미리 예측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했다.

책을 읽으면서 병목자원 이라는 용어가 주는 조금의 불쾌함이 있었다. 그동안 배우는 과정에서 병목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병목은 목표로 도달하는 과정에서 정말 중요하고 철저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을 배웠다. 북클럽 구성원들과 대화를 하면서 회사에 즐비하게 있을 수 있는 병목자원을 논의해봤다. 생각도 하지 못한 부분이 사람에 따라서 서로 다르게 병목자원으로 분류 될 수 있음을 알았다.

중요한 것은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 병목자원을 잘 파악하고 그것이 제약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제약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고 잘 해결하면 다시 병목자원을 발견하는 과정을 반복해서 목표로 도달하면 된다.

궁극적인 나의 목표는 무엇일까

책을 읽는 내내 이 질문들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 나는 회사에 병목자원일까? 나는 어떤 것을 목표로 일을 하고 있을까? 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앞만 보면서 계속 나아가려고 아둥바둥 했었다. 그런 아둥바둥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 책을 통해서 나의 속도가 전체의 속도를 결정짓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내가 한 팀의 병목자원이라면 내 속도가 그 팀의 속도를 결정지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나의 아둥바둥이 나를 병목자원에 분류하지 않게 한다면 조금 더 속도에 맞추려고 바쁘게 살 필요는 있어 보였다.